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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10년전으로 돌아간다면? 2004/09/09 18:45
[밝은/내일] http://nfeel.co.kr/tt/414
세티즌에서 하는 이벤트를 보고 문뜩 나도 한번 떠올려 봤다.
과연 나는 지금 시점에서 10년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까?
여러가지 상상들로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 시대를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 '돈'이라는 핵심 기준을 가진채 로또 번호를 미리 적어가서 당첨되겠다거나, 잘나가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다거나, 히트친 아이템을 가진 벤처회사를 먼저 설립한다거나 등등 나조차도 한번쯤 생각해본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가끔씩 돌아가신 부모님들께 불효를 용서드리고 싶다는 가슴 아픈 사연도 올라오고 있고, 지금의 10대들은 워낙에 어린나이로 돌아가게 되니 어릴적 추억담을 이야기 하는가 하는 반면 재밌는 사연으로는 그 시절 못생겼던 여자친구들한테 잘해줄걸 하는 후회도 있다.(현재는 왜그렇게 이뻐진건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나도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위에서 거론된 이야기들을 차치하고 좀더 감상적인 내용으로만 적어본다.

나는 10년전 조금 오바해서 1994년 1월 1일로 돌아간다.
(단, 다음과 같은 전제를 깔아둔다. 단 하루동안만 현재의 기억을 가질 수 있다.)

이제 나는 나에게 보내는 10통의 편지를 적을 것이다.

첫번째 편지는 1994년 7월 1일에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김일성이 7월 11일에 사망할 것이며 전쟁 같은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겁먹지 말라고 적고싶다. 나는 7월 4일 입소했다.

두번째 편지는 1994년 9월 30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성수대교 붕괴사고(94년 10월), 아현동 가스 폭발사고(94년 12월), 대구시 지하철 공사현장 가스폭발사고(95년4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95년6월), 씨 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95년 7월)에 대한 사건개요를 남겨 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싶다. 94년 말부터 95년 한해동안은 참으로 사고가 많았던 고난의 해였다.

세번째 편지는 1996년 1월 5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대학 복학을 하지 말것을 권유하는 글을 적겠다. 당시 남은 학기 열심히 배웠건만 졸업하기가 무섭게 98년 IMF가 터져 버렸다. 차라리 그 기간동안 인터넷을 1년이라도 먼저 배우라고 적고 싶다. 난 97년에 인터넷을 접했다.

네번째 편지는 1998년 10월 30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1년 동안 IMF에 마땅히 취업도 못하고 힘들었겠지만 첫직장을 어제 합격된 회사로 출근하지 말것을 권유하고 싶다. 사회 생활에서 첫 직장만큼 중요한게 없다는걸 경력 8년이 다 되가면서야 알게 되었다. 나보다 한참이나 실력이 처지고 4년이나 늦게 인터넷을 접한 녀석이 훨씬 좋은 직장에 다니고 더 많은 급여를 챙기는걸 보니 첫 출발을 제대로 못한 탓이 크다는걸 많이 느낀다.

다섯번째 편지는 1999년 2월 8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첫직장에서의 실패를 딛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 내 자신의 경의를 표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확한 목표의식과 마인드를 가지고 시작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나는 99년 2월 9일 창업하였으며 그 후 3년 7개월간 사업체를 유지하였다.

여섯번째 편지는 2000년 4월 30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너에게 들어온 스카웃 제의를 절대 뿌리치지 말것을 조언하고 싶다. 당시 사업체는 매우 번창했으며 연봉 5천에 대기업 개발이사 제의가 부럽지 않았을 시기다. 그러나 2001년이 되면서 급속도로 하강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곱번째 편지는 2001년 3월 1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와이프와의 잠자리를 주의하라고 충고할 것이다. 나의 결혼계획에는 40세 이전까지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었다. 입양을 계획했었건만...

여덟번째 편지는 2002년 4월 1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작년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말것을 충고할 것이다. 하나도 힘든판에 둘씩이나 키울려니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홉번째 편지는 2003년 2월 6일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로또 10회차 당첨번호를 적을 것이다. 그때 처음으로 로또를 구매해 봤다. 전국이 로또 광풍으로 떠들석 했던 1천억대의 예상 당첨금... 물론 13명이 나눠가지긴 했지만.. 14명이 나눠가진다고 손해볼게 뭐 있나? 나도 잘살아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똑 같다. 그래도 470억 독식했던거 나눠가질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양심적(?)이지 않은가!

열번째 편지는 2004년 9월 9일 바로 오늘 도착하게 되며 그 편지에는 너에게 주어진 9가지의 행운을 잘 누렸다면 열심히 봉사하며 살기를 권장할 것이다. 나는 현재 월 급여의 1%를 매달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기부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더 많이 할 수 없음에 부끄럽기 그지 없다.


지금 당장 10년전으로 돌아가지 못해 저 10가지를 실행할 수 없다해도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기 보다는 남은생을 얼만큼 더 알차고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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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mypace 2004/09/09 19:34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 일곱, 여덟번째 편지 히힛;;;
머샤머샤 2004/09/10 11:48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어쩌면 저런 편지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이 있을수 있는거 아닌가요?
저런 편지를 받았더라면 현재 10년전으로 되돌아 갈수도 없을테니...(헉 무슨소린지.. 터미네이터..백투더퓨처..)

10년전으로 되돌아 간다면 아무런 편지없이 살며시 짐을챙겨 떠날듯..
내가 원했으나 가지못했던곳으로..
7828 2004/09/10 11:56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keepmypace / ㅎㅎ..
머샤머샤 / 넘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시간 개념은 생각할수록 복잡해 집니다.. 저도 무척이나 시간논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모순의 모순은 끝이 없는거죠..^^

근데 원했으나 가지못했던 곳이 어딘가요? 우흠... 왠지 심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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